[D-5 지방선거 in&out] 야권 '불완전' 단일화… 울산시장 선거 '싱거운 3파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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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가 새누리당 김기현(55) 후보의 우세 속에 새정치민주연합을 등에 업은 정의당 조승수(51) 후보의 추격전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싱거운(?) 선거가 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 정의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의 조승수 단일후보, 노동당 이갑용(54) 후보간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대진표는 애초 통합진보당 이영순(52) 후보와 새정연 이상범(57) 후보를 포함해 5자 구도였으나, 이영순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의 불씨를 지폈다. 이후 지난 29일 새정연과 정의당이 여론조사 끝에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3자구도로 재편, 본격적인 '제 2라운드'에 돌입했다.

새정연·정의당 여론조사
조승수 후보로 막판 단일화
김기현·이갑용과 3자구도
여, 초반부터 압도적 세몰이
노동계 표심 향방 관심


■밋밋한(?) 선거에 '반쪽 단일화'

한때 야도(野都)였던 울산은 지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여당 텃밭으로 굳어지는 추세다. 특히 박맹우 전 시장이 3선 연임에 성공하면서 '여당 후보=떼어 놓은 당상'이란 공식이 시장 선거에서 고착화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울산에서는 시장 후보를 놓고 본선 경쟁보다 새누리당의 경선 레이스가 흥행도 면에서 더 인기였다. 김기현 후보가 강길부 국회의원(울주군)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을 물리치고 시장 후보가 된 뒤 선거 초반부터 압도적인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실제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이로 인해 정가 안팎에서는 울산시장 선거가 싱겁게 끝날 것 같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당선 여부를 고민하기보다 얼마나 압도적으로 승리하느냐가 실질적인 숙제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야권 입장에서는 여당의 독주(?)에 맞설 강력한 야당 단일 후보가 필요하지만 정치 노선과 이해관계에 맞물려 '반쪽 단일화'에 그친 형국이다. 새정연·정의당 단일화 이후 투표일까지 5일 남은 상황에서 얼마만큼 지지율 상승효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문제다.

울산에서 제1야당인 통합진보당 이영순 후보가 물러선 데다, 노동당 이갑용 후보가 민주노총 지지후보로서 가장 많은 노동자를 정리 해고한 민주당(새정연)과 단일화하는 것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노동계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영순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며 사퇴했지만, 통합진보당이 조승수 후보를 적극 지지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야권으로서는 '노동의 메카' 울산에서 노동계의 표심이 조승수 후보와 이갑용 후보 사이에서 갈릴 게 뻔하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울산의 수장을 뽑는 선거인 만큼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김기현 후보는 조승수 후보를 향해 음주와 무면허 운전 전력을, 조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본인 건물의 세입자가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비방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공단안전', '울산발전', '노동·복지'가 최대 화두

울산시장 선거의 화두는 단골 공약인 '시민 안전'과 '미래 먹거리 창출', '노동·복지 여건 개선'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여야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안전'을 으뜸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국가재난안전시스템에 대한 전폭적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 들어 울산에서 중대재해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유권자의 표심이 안전공약에서 갈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울산은 고위험시설인 석유화학단지와 국가산업단지, 고리·월성원전에 둘러싸여 있어 대형사고의 잠재적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는 "유엔의 '방재안전도시' 인증 획득을 비롯해 재해를 실시간 관리·통제할 수 있는 U-CITY 통합관리센터 설치 등 안전분야를 강화하겠다"며 '안전도시 울산'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그는 또 '신성장 동력 확보'와 관련해 "울산을 박근혜정부 창조경제의 모델도시로 조성하고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업, IT·BT 분야 접목을 통한 글로벌 창조경제 허브도시 5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노동자와 서민이 따뜻한 울산을 만들기 위해 노동특보 신설과 복지, 문화·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새정연과의 단일화에서 승리한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고리·월성원전 1호기 가동 중단을 비롯해 노후 산업단지의 안전기반을 구축하고 생태재생, UNIST 방재학부, 국립방재연구소 등과 재해·재난 통합관리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간의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추진하고 은퇴자와 여성을 위한 새 출발 일자리센터 등을 설치하겠다"고 제시했다.

조 후보는 특히 "시민건강에 대한 무관심, 문화생활 부족 등으로 요약되는 새누리당의 차가운 '쇳덩이 성장'을 바꿔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안전·문화·평등·교육·풍요를 중심으로 한 5대 시정목표를 공동실천하기 위해 '시민의 정부'를 구성,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이갑용 후보는 '116만이 행복한 울산'을 슬로건으로 "노동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는 울산, 자영업자가 장사할 맛이 나는 울산, 빚 걱정 없는 평안한 울산, 생명이 최우선인 안전한 울산 등 4대 핵심 공약을 실천해 울산 발전을 이끌겠다"며 "아울러 유해물질 유출사고 시 징벌적 손해배상 조례를 제정하고 산재은폐 건별 과징금제를 시행하는 등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이어 "65세 이상 어르신 9만 3천여 명에게 심사 없이 20만 원씩 지급하고 장애인 기본소득제 도입, 친환경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는 등 서민 복지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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